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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여정 - 윤여정, 오스카 그리고 그 친구들

by ssorr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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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윤여정이라는 배우가 인식된게 언제일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넝쿨당 이라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그 전에는 그냥 흔히 여기저기 엄마역할 할머니 역할로 나오는 다른 배우들과 그닥 다르다고 생각되지 않았었다.

게다가 넝쿨당 드라마에서는 좀 꼬장꼬장한 면이 있는 K-유교맘 스타일로 나왔었으니까..ㅋㅋ

 

그러다가 아 이 배우 멋있다 라고 생각했던건 아마도 나영석피디의 꽃누나 라는 프로그램때문이었다.

일행 중 가장 나이많은 연장자임에도 세련된 매너를 갖추고 가장 멋있는 패션을 선보이고 흔히 말하는 꼰대력이 1도 없는 모습에 멋있다고 생각한것 같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여지는 인터뷰에서 고생을 많이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열심히 살았다며 자부심 갖는 모습에 배울게 많은 사람이다 생각되었다.

 

그 후에 주로 친밀하게 보였던 것은 나영석 피디의 윤식당같은 예능이었지만 그래서 더 친근한 이미지가 얻어졌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작년에 미나리라는 영화로 국내외 모든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결국엔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윤여정 배우는 국내 예능에서 일명 운여정체라고 불리는 특유의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 화법이 외국에서도 통하는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방영중인 나영석 피디의 예능 '뜻밖의 여정'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오스카 시상을 하는 모습과 

애플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의 프로모션을 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파친코 드라마가 일제강점기의 배경을 가진 드라마인만큼 인터뷰를 할때 실수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종이에 빼곡하게 영어로 정리해두고 공부하는 모습에서 나이들었지만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스카 시상식을 준비하기 위해 이틀전엔 시상자 파티도 참석하기도 한다.

그리고 당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2시간 가까이 머리와 메이크업을 손질한다. 

시상식 하루 종일 8시간에 가까이 있어야 하다보니 머리를 짱짱하게 고정한다. 

시상식 중간에 식사 시간이 없으니 배고플 걱정을 할만도 한데, 누룽지라도 끓여드시고 가시라는 말에 수증기에 머리가 풀릴까봐 그냥 찬물에 밥 말아먹고 가겠다고 한다. 

배우는, 참 어렵구나.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ㅋㅋ

 

 

오스카는 시상자에도 굉장히 섬세하게 배려넘친다라고 느꼈는데, 리허설에 당일에 신을 구두를 신고오면 그에 맞춰 순서에 맞게 마이크 높이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또 시상전 잠시 스피치를 할때 어떤 말을 할지 배우 한명한명과 자신의 이야기를 담도록 한다. 

 

우리나라 시상식에서 대본이 적힌 큐카드를 들고 나와 국어책 읽듯 잘 지내셨죠? 라거나 새로 찍는 드라마 영화를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다. 외국 시상식은 유머러스하고 재밌는 이유가 있다.

 

윤여정 배우는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는 얘기를 서두로 작년 자신의 이름을 서양인들이 잘 발음하지 못한다고 약간의 불평을 했는데 노미네이트 된 배우들 이름을 보니 잘못한것같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싶다 라면서 특유의 재치있는 화법으로 스피치를 시작했다. 

 

사실 어떤 사람이 수상할지 모르니 후보자의 모든 이름의 발음법을 시상식 전부터 엄청나게 외우고 준비했던 그녀이다.

 

 

그리고 오스카 시상식의 명장면이라 꼽힐 수 있는 시상장면.

트로이 코처 배우는 선천적인 청각장애인 배우인데 사실 모든 매체에서 그렇듯 항상 말을하고나면 그 말을 수어로 통역해준다.

그러나 윤여정 배우는 수상자인 트로이 코처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아,,하는 짦은 탄성과 함께 수어로 먼저 축하메세지를 보낸다. 

항상 일반 사람보다 늦게 멘트를 접하지만 수상자인 그에게 이번에는 가장 먼저 수상 소식을 알려준다.

너무 멋있는 장면이라고 생각됐다. 사실 누가 수상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배우가 상을 받을까봐 미리 준비하는 장면도 나온다. 정말 센스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수어로 수상소감을 해야하는 그를 위해 윤여정은 트로피를 대신 받아들고 옆에서 기다려준다.

 

나는 처음에 이 장면을 봤을때 그래도 수상자가 가장 주목받아야 할것 같은데 저렇게 옆에 서있어도 괜찮을까? 싶긴 했는데 트로피와 트로이코처가 한 화면에 잡히도록 배려해준 것이라고 보니 아직 나는 센스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나보다.

 

 

왜 내가 상을 준것도 상을 받은것도 아닌데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외신들도 이 장면을 손에 꼽는 멋있는 명장면 이었다고 하는걸 보니 사람들 보는 눈은 국적에 관계없이 똑같다.

 

 

 

사실 뜻밖의 여정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윤여정이 자신의 주변사람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진다.

작은 인연이었지만 지금까지 끈끈하게 이어오는 인연들.

그 중에 나는 이인아씨와 정자씨가 눈에 띈다.

 

 

이인아씨는 영화 프로듀서인데 2005년에  지금은 그레이아나토미와 그 이후 많은 작품으로 유명해진 한국계 미국배우 산드라오와 함께 윤여정씨를 한 영화에 캐스팅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산드라오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데 아직 유명해지지도 않았을 때 캐스팅을 하려고 했었다니 신기하다. 

그러나 그 당시 영화는 무산되고 말았는데 이때 알게된 인연으로 나이라 20년 차이가 남에도 윤여정과 이인아는 베스트프렌드가 되었다고한다.

 

그리고 이인아는 미나리의 시나리오를 윤여정에게 처음으로 전달한 사람이라고 한다. 

미나리 영화를 미국에서 촬영하는 동안 윤여정이 어려움을 겪을까 촬영장에 직접 가 통역도 돕고 밥도 하면서 윤여정을 지원해주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조력자인 셈이다. 

뜻밖의 여정에서는 윤여정의 현지 인터뷰, 화상미팅, 파티와 오스카 시상식까지 따라다니면서 윤여정을 돕는 모습이 계속해서 보여진다. 

이분도 정말 멋있고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본받을 점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윤여정의 절친으로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타이밍 디렉터로 활동하는 정자.

4년전 에미상을 수상한 업계 탑이다. 

정자씨는 자신의 하는일이 너무 좋다면서 만화영화라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것인데 애들에게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애들에게 꿈과 상상력과 포기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그걸 만들때까지 일할거라고 한다. 

빅히어로6, 릴로&스티치, 달마시안, 심슨무비, 패밀리가이 등 이름만 대면 아는 애니메이션 작품에 참여했는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라 그런지 사람이 말이나 행동을 하는데 뭔가 천진함이 묻어나온다.

그리고 엄청 순수한 사람처럼 느껴지면서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진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좋은 사람 옆에는 좋은 사람들만 있는건가. 윤여정도 멋있었는데 그 주변 사람들도 너무 멋있다.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와 새로운 인물들을 보여주는 예능이어서 그런지 너무 재밌고 다음화가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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