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 청주 이렇게 4곳에 있다.
그 중 서울관과 덕수궁관은 여러번 방문했었는데 과천과 청주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가까운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을 한번 가볼까 하고 방문해보았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가는데 도착지에 가까워 질 때 쯤 왠 공업단지..? 느낌이 나는 곳이 나오길래 이곳이 맞나 싶었다.
알고보니 문화산업단지라고 운영 중이었고 청주 시청과 함께 다른 여러 공간들이 모여 있었다.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전에 담배공장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하여 사용하고 있다.
월요일은 휴관일이고 화요일과 일요일은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비용도 무료였고 주말에는 주차도 무료라고 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국림현대미술관 청주관은 2018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첫 지방의 국립현대미술관이라고 한다.
가기 전에 찾아보니 수장고 개방 전시라 나오길래 정말 말그대로 '수장고에 있는 작품들을 공개한다' 라는 비유적 의미인줄 알았는데 가보니 개방 수장고라 하여 정말 수장고형 전시공간에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수장고는 말만 들어봤지 어떤 공간일지 형태가 궁금했는데 공간만으로도 정말 흥미로운 곳이었다.
내부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물론 개방 수장고는 일반 수장고 보다는 조금더 관람에 편의를 갖도록 전시공간으로 약간의 변형을 준 곳이지만 수장고의 일반적인 형태는 띄고 있다라고 설명해주셨다.
그치만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인 만큼 수장고를 들여다보는 이런 전시공간은 정말 새롭고 재밌었다.
이곳은 국립현대미술관임과 동시에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라고 공식명칭이 붙었는데 총 5000점이 넘는 작품들을 수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 미술품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공간까지 갖추어진 곳이라고 하여 정말 흥미로웠다.
개방형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로 나누어져 있는데 개방형 수장고만 들어가 관람이 가능하다.
개방형 수장고는 건물의 1층과 3층에 있다.
실제 수장공간은 더 빽빽하게 보관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볼수 있었다.
이렇게 철제 선반들이 늘어서 있고 단마다 작품을 수장하듯 배치해 두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정말 가까이에서 왠지 영화나 드라마의 비하인드 장면들 보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관람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철제 단에 놓여진 작품들을 보다보면 중간중간 빈자리도 볼 수 있는데 다른 미술관에 대여중이거나, 전시중인 작품, 그리고 보존처리중인 작품들을 이렇게 안내문으로 표시해 두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재밌고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미술관의 비밀공간에 들어온듯한 느낌으로 계속 붕붕 뜨는 느낌으로 관람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4층에 있는 특별 수장고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을 관람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층고가 높은 다른 층에 비해 이 층은 층고도 낮고, 왠지 정말 수장고의 역할로만 쓰는 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실제로 정각에 10명씩 인원 제한을 두고 있는데 공간은 그리 넓지 않은데 약 1600점의 작품들을 수장, 보존, 관리 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드로잉 소장품을 공개하여 볼 수 있다. 6월 14일부터 2개월 동안만 전시 운영을 한다고 하니 날도 맞추고 시간도 맞추어 한번쯤 가보기 좋을 것 같다.
드로잉 소장품은 약 800점 정도 공개하고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면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고 벽에 조금은 뺵빽하다 싶게 전시된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약 1시간정도 있는데 충분하다.
다양한 작가들의 드로잉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전시관 한쪽에 모여있는 주요작가 드로잉 전시 공간이다.
이중섭과 김환기의 편지와 드로잉을 볼 수 있다.
또 박수근과 유영국 등 유명 작가들의 드로잉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보물찾기를 성공한 느낌이 든다.
드로잉이 단순히 완성작을 위한 밑그림 정도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독립성을 인정받는 만큼 드로잉 작품을 보면서 작가들의 회화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는 것도 재밌었다.
이곳도 특별수장고인 만큼 전시해서 관람이 가능한 드로잉 작품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보관되고 있는데 쌓여있는 사진작품들도 있고 친근하게 뽁뽁이로 둘둘 말려있는 조각들이나, 운반시 파손없도록 고정되어있는 많은 조각작품들도 수장고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볼 수 있다.
2층에는 휴식공간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관람객들에게는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지만 유리로 되어있는 창을 통해 내부를 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도 볼 수 있다.
전문 수장시설과 전시형 수장고, 교육공간도 있고 휴식공간과 함께하는 미술도서 자료실까지 갖추고 보존과학실까지 갖춘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이들과 함께오기에도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미술관이나 작품 보존에 관심 있다면 정말 재밌게 즐기고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흥미롭고 좋은 공간이 있는 것을 발굴한 기분이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너무 문화적인 혜택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있어서 지방은 상대적으로 문화적인 것을 누리기에 좋은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전국에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지만, 보유한 작품이나 전시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지방의 미술관이 경영난이 생기는 이유가 아닐까.
그러나 지방에 이런 국립현대미술관이 좋은 퀄리티로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 이곳에서 특별전을 하거나 전시 품목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날이 있으면 또 방문해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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