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전은 2012-2013년에 한번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60만명의 관람객이 유치되었었던 최대 규모의 세계 투어전이었다고 한다.내 기억속에도 규모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 입구와 건물 외벽에도 팀 버튼 작품 중 하나인 유령신부 캐릭터들이 장식되어있었다. 창문에도 깨알같이 있었던 위트가 기억난다.
게다가 저렇게 로비에 대형 벌룬 조형물과 계단을 관통한 듯한 장식들이 아 내가 지금 팀 버튼 작품 속에 들어와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줬었다.
팀 버튼은 10년만에 다시 전시를 하게 된 서울에 직접 내한까지 했었다.
자하 하디드 건축가의 건축물인 DDP 건물에도 애정을 표시하면서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캐릭터를 입구에 전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전 전시는 시기별, 시간 별로 팀버튼의 세계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이번 전시는 테마별로 구성을 했다고 한다.
물론 작가의 작품이 변함이 없는 만큼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 어느정도 중복되는 경향은 있겠지만 하도 예전에 관람하기도 했었고 이번에도 작품이 꽤 많아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팀 버튼 프로덕션이 직접 기획한 전시로 팀 버튼이 어린시절에 그린 스케치부터, 사진은 물론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제작한 캐릭터들의 모형까지 500점이 넘는 많은 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팀 버튼은 특이한 창의력,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로테스크하기도 한 캐릭터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감독인만큼 이번 전시의 작품들에도 그러한 면들이 잘 반영되어있다.
이전 전시때도 보았던 기억이 있는 캐릭터가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겨준다. 팀버튼의 소용돌이 표식도 익숙하다.
전시 구성은 앞서 말했듯이 테마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초반에는 유년기부터 초기까지의 드로잉과 실험작들이 전시되어있다.
짧은 스톱모션 에니메이션들도 관람할 수 있는데 '샐러리 괴물의 줄기' 영상이 보면서 어이없고 재밌었다.
데셍자료와 스케치 자료까지 전되어 있는데 인체 구조에 관한 스케치를 보면서 저런것을 공부해서 다양한 움직임을 갖는 괴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나 싶었다.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 홀리데이 섹션은 팀 버튼의 고향 캘리포니아 버뱅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연말이 되면 화려한 축제 분위기로 변화한 그 곳에 영향을 받아 '크리스마스의 악몽'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곳은 홀리데이 느낌을 주는 빨간 빛에 영상으로 눈오는 효과를 내어 그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팀 버튼은 유머와 공포를 동시에 보여주는 '카니발레스크'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데 관람할 수 있는 많은 스케치와 일러스트, 작품들에서도 그를 확인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팀 버튼은 <실현되지 않은 프로젝트> 섹션에서 팀 버튼의 미공개작이나 중단되어버린 프로젝트에 포함된 캐릭터와 모형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언젠가는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의 아이디어들.
얼마나 끊임없이 상상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전 전시에서도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라는 작품이 굉장히 우울했던 결말이었다,,라는 것만 기억하고 이번에 다시 그 작품을 봤는데, 내 기억보다 훨씬 더 우울했던 이야기였음을 상기하고 나왔다.
그는 풍선을 이렇게 표현한다.
풍선은 늘 무언가를 내재하고 있다. 공허하게 늘어져 있다가도 가득 차 떠다니는 것을 보고있으면 아름다우면서도 비극적이고 슬프면서도 활기차고 행복한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스티치 보이와 벌룬보이 작품이 전시장 밖에 놓여있는 것을 보면 그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팀 버튼의 이전 작품들은 물론, 미공개 작품들, 그리고 스케치북이나 호텔 노트, 식당 냅킨 등에 드로잉한 스케치들이 벽을 한가득 채울 정도로 전시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행해내는 추진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면 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10년만에 다시 찾은 팀 버튼 전시는 참 한결같이 특이한 사람이다 라고 느껴졌다.
아직도 무궁무진한 팀 버튼 세계에서 어떠한 작품들이 또 나올 것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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