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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 리뷰- 황정민/현빈/강기영/실제 사건/스포일러

by ssorr 2023.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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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은 리틀포레스트 영화 감독으로도 유명한 임순례감독의 영화이다.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100억대 규모의 첫 영화라고 한다.

여성 감독이 많아졌음에도, 점점 영화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100억대 규모의 영화 감독으로 여성감독이 처음이라니. 이런 소식을 들으니 응원하고 싶어져 보고 싶은 마음도 컸던 것 같다.

게다가 황정민과 현빈, 조연으로도 강기영 배우가 나온다고 하니 흥미를 끌만한 요소는 갖추었다.

게다가 영화의 소재는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2007년쯤, 전 국민을 놀래켰다가 분노로 바뀌게 한 그 사건. 샘물교회 사건이다.

 

잠시 실제 사건 이야기를 해보자면, 2007년 성남에 있는 샘물교회의 교인들이 단체로 당시 여행 금지국가였던 분쟁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여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 지역에 선교를 하겠답시고 입국했다. 그들은 이슬람 사원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등의 무개념 행동들을 하고 보호조치 없이 단체로 버스 한대로 분쟁지역을 이동하다가 탈레반에 인질로 붙잡혔다.

당시 초반에는 이들이 분쟁지역에 자원봉사를 하러 갔다고 알려져 국민들이 안타까워하며 생환을 기원했지만 후에 이들이 그 잘난 선교를 목적으로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입국하여 위험 행동을 하며 납치되어 정부에서 이들의 생환을 위해 막대한 자금 (몸값 600억 정도를 들였다고 비공식적으로 알려짐)과 인력을 투입했던 사건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개신교에대한 사람들의 수많은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게 된 계기라고 봐도 무방할듯 싶다.

사실 실제 사건에 대한 여론이 워낙 부정적이다 보니 나도 영화의 소재가 그닥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임순례감독도 인질들에만 관객들이 몰입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교섭은 해외에서 이러한 자국민 납치 사건이 발생했을때 국가적인 차원에서 공무원들이 어떤 노력을 얼마나 어렵게 하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교관과 국정원 직원들이 반정부 무장단체와 어떻게 교섭하는지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긴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인질들의 모습은 거의 보여지지 않는다. 중간중간 짧게 생사확인만 하는 정도. 그리고 영화 초반부에서도 이들이 자원봉사단으로 위장하며 선교활동을 하러 갔다라는 뉘앙스와 입국금지 구역에 우회루트를 통해 몰래 들어갔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 정도로 인질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이들이 얼마나 무개념 행동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음에도 관객들은 실제사건의 뻔뻔한 인물들과 그 언행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영화 평을 보면 인질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영화라는 평도 있는데 사실 공감된다.

 

영화 상에서 열악한 환경에 구금되어 있거나 무기로 협박받으며 눈물흘리는 모습등이 가끔 나오지만 정말 1도 안쓰럽다거나 빨리 저사람들 안구하고 뭐하나! 하는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건 어쩔수 없다.

 

다만 영화가 부정적으로만 취급받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는 뭐, 명성만큼 나무랄게 없다고 생각된다.

교섭 전문 외교관인 정재호(황정민)은 아프가니스탄이 처음이고 원칙에 뚜렷하며 피랍된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국정원 직원인 박대식(현빈)은 현지사정에 능통하고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원칙은 깨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스타일이 정 반대인 두 인물이 대립하다가 결국엔 서로를 이해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급박한 상황속에서 교섭을 이끌어내는 그런 이야기들은 그다지 지루하지 않게 보여진다.

중간에 화려한 액션들도 볼 수 있어 마지막 결정적인 탈레반과의 교섭 장면까지 기다림이 힘들지 않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으로 나오는 카심(강기영)은 그들에 문화에 융합되어 교섭 과정에서 통역과 도움을 주는 인물로 나오는데 여러 작품들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오는 강기영 배우의  캐릭터가 이 영화에 약간의 오락성을 가져다 주는 느낌이다. 너무 가볍지많은 않게 영화 중간중간 환기시켜주는 면이 있어서 좋았다.

 

 

임순례감독은 말한다. 사실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않았으나 최근 일어난 이태원 사건들로 인해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고 한다.

국민의 잘못 여부를 떠나 국가가 생명이 위험한 국민들을 책임지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며 기본적인 미션이며 당연한 이야기라고 한다.

영화속 재호와 대식이 그런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사실 이 말은 맞다. 일단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려고 노력해야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인 것에 동의한다.

또 테러리스트와 몸값협상을 하며 교섭의 원칙을 깼다는 당시 정부의 비난이 있었다는 것도 안다.

영화에서도 잠깐 언급하지만 이 사건 전에 이미 한국인 피랍사건이 한번 있었고 (고 김선일씨 사건) 그 당시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 안타까운 상황상 그 뒤에 일어난 이 샘물교회 사건에 정부가 더 다급하게 응한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다만 이 영화를 만들면서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에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핀트가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동진 평론가가 남긴 한줄평이 매우 공감간다. 게다가 영화 마지막에 소말리아 해적 사건이 발생한 상황이 보여지는데 차라리 그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더 나았고 관객들에 공감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려면 국가가 하지말라고 하는 일을 해놓고 책임을 국가보고 지라고 말하는 일부 무개념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비판또한 들어가야 했다고 생각된다.

 

이 영화가 나에게 그렇게 좋은영화로 느껴지지 않음에도 응원하고 싶은 이유는 오직 임순례감독때문이다.국내에서 여성 감독이 만드는 첫 대작영화인데 임순례감독은 후배 여성감독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흥행 성적이 나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는 숱한 망한 대작 영화를 봤음에도 그것 때문에 다른 남성감독이 자신이나 자신의 후배들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가까이만 봐도 최동훈 감독의 대작 영화 외계+인이 처참하게 망했는데 그 감독이나 다른 남성감독을 믿으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기사 한줄로도 나온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임순례감독이 의도한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은 잘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흥행하지 않더라도 충무로의 많은 여성감독들이 위축되지 않고 많은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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