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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반가사유상

by ssorr 2022.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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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을 여러번 가보긴 했으나, 매번 특별전만 보러 온 것 같고 정작 상설 전시실은 들어가본 경험이 없는 것 같다. 

여기 건물이 이렇게 좋았어? 들어가보니 여기 루부르 아니야? 여기 오르세 못지 않은데? 하면서 감탄이 나온다. 

자연채광이 잘 들어오는 이런 넓고 예쁜 공간이라니.

사실 상설 전시를 다 보려 온것은 아니고, 21년 11월 부터 새롭게 단장하여 전시중이라는 반가사유상 전용 전시실 사유의방을 보러 왔다. 

 

사유의 방에는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 두점이 같이 전시되어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고 쓰여져 있다. 

입구에서부터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기대감에 마음이 차분해 진다. 

 

사유의 방 공간은 건축가 최욱이 디자인하였다고 하는데 건축가는 반가사유상의 에너지와 공간이 일체화된 느낌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관람객과의 거리를 고려하여 소극장 규모로 설계하였다고 한다. 

처음에 방을 들어가면 바로 반가사유상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긴 통로를 지나쳐야 한다. 

이 진입로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감상 할 수 있다. 

이 미디어 아트는 장줄리앙 푸스의 작품이다. 약 5분정도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진입로를 따라 가로로 긴 미디어 아트이다.

끝없는 물질의 순환과 우주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고 한다.

 

들어가자마자 전시실의 분위기에 압도된다. 천장에는 봉으로 된 조명들이 수없이 많이 달려있는데 (약 2만개라고 한다.) 이 또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흡사 호그와트 대 연회장의 촛불들로 장식된 느낌이 들기도 하다. 

 

그리고 전시실에 끝쪽에 두 반가사유상이 나란히 관람객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반가사유상으로 다가가는 길이 기대에 차서 나도 모르게 우와,,,하면서 다가가게 되었다.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 두점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이 세 점이라고 하는데 나머지 하나는 이건희 소유라고..대단하다ㅎㅎ

두 반가사유상 모두 삼국시대 것이라고 하는데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못지 않게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반만 가부좌를 틀고 생각에 잠긴 상태의 불상이라는 뜻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보니 그동안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앞모습만 보여주던 것과 감흥이 달랐다. 

전시실 자체가 360도로 돌아보면서 반가사유상의 전체 모습을 둘러 볼 수 있는데 인자한 표정, 굽힌 등, 기다랗고 우아한 손가락, 구부린 발가락까지 세세하게 볼 수 있다. 

전시실을 나오면서 가족들과 관람 후기를 나누는데, 나는 약간 기울어진 전시실 때문에 더 멋있는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가족들 전부 전혀 못느꼈다고 해서 다같이 확인해볼겸 다시 들어가봤다.ㅋㅋ

근데 나는 여전히 약간 기울어져있는것 같은데 세명이서 조명때문에 느껴지는 착시현상이라고 단정짓길래 그른가..했다.

나오면서 아무래도 의심스러워서 출구쪽에 있던 리플랫을 들고 큐알코드를 찍어보니

반가사유상의 공간에 대한 설명으로 

'관람객은 어둠을 통과하는 진입로, 미세하게 기울어진 벽과 바닥, 반짝이는 천정 등 추상적이고 고요한 전시공간에서 반가사유상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라고 친절하게 써있는게 아닌가.

 

거봐 내말이 맞지? 기세등등 해졌다.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알고보니 벽을 만든 재료때문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졌던 나무와 흙향이 이거였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해남땅에서 얻은 붉은 흙에 편백과 계피를 섞어 벽을 발랐다고 한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공간이다. 

다른 곳은 아니더라도 특별전을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더라도 여기는 꼭 들어가보라고 추천하려고 한다. 

굿즈 샵에는 트렌드에 맞게 예쁜 컬러로 되어 작은 사이즈로 데코 소품으로 쓸 수 있게 만들어진 반가사유상 미니어쳐가 있다. 

실제로 이게 출시되고 난 뒤 1만여개가 팔렸다고 한다. 작은 사이즈에 비해 4만 9천원으로 저렴하진 않은 가격인데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듯 하다. 

차칫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국보문화재를 디자인요소를 입혀 힙하게 만든 결과인 듯 하다. 하나쯤 사고싶기도 했는데 나중에 데코하고 싶어지는 공간이 생기면 혹시 살지도 모르겠다. 

마침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을 야무지게 마치고나서 KTX를 탔는데 KTX 매거진에 마침 국립중앙박물관이 소개되고 있다. 

이건희컬렉션과 아스테카 전. 

어 나 방금 이거 보고왔는데! 하면서 반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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