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방문한 국립중앙박물관.
예전에 오르세 미술관 전 할때 방문하고 엄청 오랜만에 온것 같은 느낌이었다.
찾아보니 그게 벌써 14년,, 몇년만에 온거니 나?
현재 상설전 외에도 아스테카 전시가 시작하여 인기가 많은것으로 아는데
나는 일명 이건희컬렉션이라 불리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를 보러 방문했다.
코로나때는 무조건 예약자만 관람이 가능했는데 이제 거리두기가 완화되어서 타임당 30명은 현장구매 티켓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예약도 치열하던데 현장구매가 안 치열할리가,,
1시 30분 예매한 티켓을 받으면서 현장구매하는 사람한테 하는 안내를 들었는데 1시 쯤 와서 구매하는 사람이 5시에 입장 가능하다는 안내.
현장구매 티켓으로 들어가려면 일찍와서 티켓 받아두고 웨이팅하면서 상설 전시 구경하는게 좋겠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 프레임.
너무 멋있고 시원해 보여서 좋다.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도 너무 멋있잖아.
배산임수라는 전통적 건축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여 지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뒤로는 남산이 보이고 앞은 큰 연못을 조경해두었다.
저 가운데 뚫린 부분은 유난히 시원해보이는데 전통 건축의 대청마루를 형상화 했다고 한다.
의미도 좋지만 그래서 박물관 건물 자체가 너무 멋있어보인다.
이건희 컬렉션 1주년 기념전, ' 어느수집가의 초대' 는 2022. 8. 28. 까지 진행하고 있다.
각 회차당 100명의 입장 제한이 있고 70장은 온라인예매, 30장은 아까 말한 현장구매이다.
다만, 전시 기간 중에 작품이 교체되는 날이 있어, 사이트에서 확인 하면 된다.
수집가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는 컨셉으로 소개가 되어있었다.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잡귀를 막아준다는 장승 역할을 하는 석상들.
잡귀를 쫓아주는 것 치고 귀여운 사이즈이긴 하지만, 전시실 내에 햇빛이 드는 것 같은 화면효과와 조명 때문에 야외에 놓여진 느낌이 난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현대미술관에서 한 전시를 본 덕분에 익숙했다.
그때에도 작품마다 소유자가 전부 이건희라고 쓰여져 있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건가 했는데 여기도 여전히 박수근 작품이 있다.
저 특이한 기법으로 표현되는 질감은 가까이서 보면 더 신기하다. 어떻게 했는지 작업할때 지켜보고 싶다.
이중섭의 현해탄.
파도 너머에 부인과 아이들이 손짓하고 있고 작가는 배를타고 가족에게 향하고 있는 그림이다.
가족을 만날 생각에 행복해 보이는 그림과는 반대로, 이 그림을 가족들에게 부친뒤에 가족을 다시 보지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달 항아리는 언제봐도 깨끗해보이고 정갈해 보인다.
김환기의 작품. 환기미술관에서 보면 건물과 어우러지는 작품에 압도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여기도 김환기 작품이 있다고 하여 기대하고 왔었다.
이중섭이 이런 화풍의 그림도 그렸었구나, 하면서 본 작품.
역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실제로 보면 핸드폰 크기만한 작은 병인데 이렇게 화려하고 예쁜 무늬를 새겨넣을 수 있다니.
색감에 반했다.
옛날에 쓰던 바둑돌을 보고 너무 귀여워!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작은 조개껍질, 돌멩이, 나무조각을 검정색 흰색 골라다가 모아두고 바둑돌 삼는 모습이 상상된다.
전시실에 한옥 방 같은 공간에 여러가지 목가구가 놓여있었다.
선비들이 앉아서 책을 볼것 같은 공간에 난 작은 창으로 사게절이 지나간다.
가구들의 앞면에 조각낸 무늬들이 정말 정교했다.
곽인식 작가의 작품. 얇은 한지에 번지는 물감으로 점을 찍어 표현했는데 색감과 그 부드러운 느낌이 어우러져서 아름다웠던 작품이다.
우와 교과서에서 보던,, 그 이중섭의 황소.
실제로 보니 정말 그 힘이 느껴지는 것 같은 붓터치였다. 그래서 더 황소가 우직하고 강인해 보이는 느낌이다.
작품명이 소와 여인이었는데, 한참 보면서도 여인은 어느정도 알겠는데 소는 도대체 어떻게 보아야 할지 한참을 보고 있었다.
정교한 무늬의 그릇들은 당장 가져다 써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을만큼 예쁘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이건 일정기간동안 전시되고 나중엔 교체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먹의 농담으로 어떻게 이렇게 표현하는지 신기할 따름.
천경자의 만선.
천경자가 이런 색감의 그림도 그렸었어? 하면서 색감에 반한 작품이었다.
국립현대박물관에서 했던 이건희컬렉션 전시보다 규모가 더 크다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그런듯 했다.
작품 규모가 꽤 되어서 관람하는데 한시간은 더 걸린다. 자세히 하나하나 뜯어보면 두시간도 훌쩍 지나갈 것 같았다.
십장생도 병품에서 십장생에 해당되는 요소들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
유물들을 실제크기나 확대해서 만져볼 수 있게 해둔 공간도 중간중간 있는데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구경할 수 있다.
사실 지루할 일이 없다. 이런것도 가지고 있었다니 하면서 감탄하면서 다니게 되니까.
근데 간혹 유물들에 저렇게 건희라고 쓰여져있거나 새겨져 있는 것들 있는데,
이래도 되는건가 ,,ㅋㅋ 자기꺼라 뭐 자기맘이겠지만.
대웅전이나 지장전 안에 있었다는 업경대.
사후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을 때 생전의 죄를 모두 비추는 거울인 업경에 서야한다는 말이 있는데 업경대는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권선징악의 메세지를 전하는 도구라고 한다.
김환기의 산울림.
사진으로 보면 그냥 이런화풍을 가진 작가의 작품인가 싶은데 김환기의 작품은 실제로 볼때 그 위압감이 상당하다.
처음에 환기미술관에서 작품을 보았을때 느꼈던 느낌이다.
역시 이 작품도 실제로 보면 그 느낌이 남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수련을 보고싶었는데, 역시 수련은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보는것 말고는 감흥이 덜하다.
다른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수장고에 있을지 더 궁금해 지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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